베일 속 교황 선출: 콘클라베란 무엇이며 어떻게 진행될까? (역사와 영화 이야기 포함!)

수많은 가톨릭 신자들과 전 세계인들이 숨죽이며 지켜보는 순간이 있습니다. 바로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는 역사적인 과정, '콘클라베(Conclave)'입니다. 중세 시대부터 이어져 온 이 신비롭고 엄숙한 의식은 영화나 소설에서도 자주 다뤄지며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곤 하죠.

오늘은 콘클라베가 정확히 무엇인지, 그 흥미로운 역사와 절차는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우리가 영화에서 본 모습과는 무엇이 같고 다를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진출처: cgv 홈페이지

 

1. 콘클라베란 무엇인가요? 

콘클라베(Conclave)는 라틴어 'cum clave'에서 유래한 말로, '열쇠로 잠근다'는 뜻입니다. 말 그대로, 새 교황이 선출될 때까지 모든 추기경들이 외부와의 접촉이 완전히 차단된 상태에서 진행하는 선거를 의미합니다.

• 누가 참여하나요? 만 80세가 되지 않은 모든 추기경들이 참여합니다. 이들을 '선거인단 추기경'이라고 부릅니다.
• 어디서 진행되나요? 바티칸 시국의 교황궁 내 시스티나 경당(Sistine Chapel)에서 투표가 진행되며, 추기경들은 인근의 '산타 마르타의 집(Domus Sanctae Marthae)'이라는 숙소에서 머뭅니다.
• 무엇을 하나요? 오직 하나,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이자 전 세계 가톨릭 교회의 최고 목자가 될 새로운 교황을 선출합니다.

콘클라베는 단순한 선거를 넘어, 성령의 인도를 구하며 교회의 미래를 결정하는 신성하고 중대한 의식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2. 콘클라베 역사

콘클라베의 역사는 사실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처음부터 '잠가 놓고 뽑자!' 했던 것은 아니었죠. 콘클라베라는 방식이 탄생한 배경에는 외부 세력의 개입을 막고 신속하게 교황을 선출하려는 절박함이 있었습니다.

탄생 비화: 지붕까지 뜯어낸 시민들?

콘클라베의 직접적인 기원은 13세기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268년, 교황 클레멘스 4세가 선종한 후 추기경들은 비테르보(Viterbo)라는 도시에서 모여 새 교황을 선출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추기경들의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면서 무려 3년 가까이 교황을 뽑지 못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집니다.

참다못한 비테르보 시민들은 급기야 추기경들이 머물던 궁궐의 지붕을 뜯어내고 식량을 줄여버렸습니다! "빨리 교황을 뽑지 않으면 여기서 나갈 수 없다!"는 무언의 압박이었죠. 결국 추기경들은 서둘러 새 교황(그레고리오 10세)을 선출했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새 교황 선출 시 추기경들을 외부와 차단된 공간에 가두어야 한다'는 규칙이 만들어졌는데, 이것이 바로 콘클라베의 시작입니다.

영화 속 콘클라베 vs. 현실의 콘클라베

댄 브라운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천사와 악마> 같은 작품에서 콘클라베 장면이 등장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이 과정을 알리기도 했습니다. 영화에서는 콘클라베가 진행되는 동안 외부의 위협이 가해지고, 추기경들이 납치되거나 살해되는 등 엄청난 드라마가 펼쳐지죠.

물론 현대의 콘클라베는 영화처럼 폭발이 일어나거나 추기경들이 죽어나가는 극적인 사건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는 옛날 귀족과 왕들이 교황 선거에 개입하던 시대의 콘클라베를 현대로 가져와 각색한 것입니다.

현실은 훨씬 더 엄숙하고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됩니다. 하지만 영화의 이야기가 실제로 일어나던 시대로 있었으며, 최근 개봉한 '콘클라베' 영화가 이를 잘 포착한 부분도 있습니다.

• 긴장감과 압박: 새 교황을 뽑아야 한다는 역사적 책임감과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상황에서 오는 추기경들의 긴장감과 압박감은 영화나 현실이나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 엄격한 통제와 비밀: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하고 철저한 비밀을 유지하는 과정은 영화나 실제 콘클라베의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 상징적인 연기: 시스티나 경당 굴뚝에서 피어나는 연기는 영화에서도 중요한 시각적 상징으로 다뤄지며, 이는 실제 콘클라베의 가장 유명한 장면이기도 합니다.

역사 속 콘클라베는 때로는 정치적 이해관계나 외부의 압력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수세기에 걸쳐 다양한 규칙과 절차를 정비하며 현재의 모습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영화가 극적인 재미를 위해 과장된 설정을 사용하더라도, 콘클라베가 가진 역사적 무게감과 상징성은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3. 열쇠로 잠긴 공간, 그 안에서는 무슨 일이? 콘클라베 절차

자, 이제 실제로 콘클라베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그 절차를 자세히 들여다볼까요?

1. 교황 서거 또는 사임: 현직 교황이 선종하거나 사임하면 콘클라베가 소집됩니다.
2. 추기경들의 소집: 전 세계에 흩어져 있던 80세 미만의 추기경들이 바티칸으로 모입니다.
3. 콘클라베 시작 미사: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추기경단 전체가 모여 성령의 인도를 구하는 미사를 봉헌합니다.
4. 입장 및 선서: 추기경들은 교황궁으로 들어가 시스티나 경당으로 향합니다. 경당에 모인 모든 사람(추기경, 의전 담당자 등)은 콘클라베 과정에 대한 철저한 비밀 유지와 규칙 준수를 맹세하는 엄숙한 선서를 합니다. 선서가 끝나면 추기경단과 의전 담당자 외에는 모두 퇴장합니다.
5. "Extra Omnes!" (모두 밖으로!): 교황 의전관의 선언과 함께 시스티나 경당의 문이 굳게 닫히고, 외부와의 모든 통신이 차단됩니다. 이것이 바로 'cum clave'의 핵심입니다. 추기경들은 숙소인 산타 마르타의 집과 시스티나 경당만을 오갈 수 있으며, TV, 라디오, 전화, 인터넷 등 외부 세계와의 접촉이 일절 금지됩니다.
6. 투표 진행:
   • 투표는 시스티나 경당에서 하루 최대 4번 (오전 2회, 오후 2회) 진행될 수 있습니다.
   • 투표용지에 후보자의 이름을 직접 씁니다.
   • 투표용지를 접어 제단 앞 성작에 넣습니다.
   • 개표는 추기경 3명이 담당하며, 투표용지를 확인하고 숫자를 세어 유효표와 필요한 득표수(총 투표수의 3분의 2)를 확인합니다.
7. 연기의 신호: 투표가 끝난 후, 투표용지는 소각됩니다. 이때 화학 물질을 함께 태워 연기의 색깔을 조절합니다.
   • 검은 연기: 어떤 후보도 3분의 2 이상 득표하지 못해 새 교황이 선출되지 않았음을 알립니다. 다음 투표를 계속합니다.
   • 하얀 연기: 한 후보가 3분의 2 이상 득표하여 새 교황이 선출되었음을 알립니다. 이와 함께 성 베드로 대성당의 종이 울립니다.
8. 교황의 수락 및 이름 선택: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면, 추기경단 단장이 선출된 추기경에게 다가가 "교황으로 선출된 것을 수락하십니까?"라고 묻습니다. 수락하면, 새 교황은 어떤 이름으로 활동할지 선택합니다.
9. "Habemus Papam!" (교황이 탄생하셨습니다!): 새 교황은 교황 의복으로 갈아입고, 성 베드로 대성당 중앙 발코니에 나타나 군중들에게 첫 인사를 건넵니다. 추기경단 차석 추기경이 "하베무스 파팜!"을 선언하며 새 교황의 탄생을 공식적으로 알립니다.

이 모든 과정은 철저한 규칙과 전통에 따라 진행되며, 전 세계 가톨릭 교회의 영적 지도자를 선출하는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어냅니다.

 

4. 마무리

콘클라베는 단순한 선거가 아니라, 수백 년의 역사와 전통이 응축된, 비밀스럽고도 엄숙한 의식입니다. 영화에서 보았던 드라마틱한 장면들과는 다소 다르지만, 그 안에 담긴 역사적 의미와 영적 무게감은 그 어떤 이야기보다 흥미진진합니다.

다음에 바티칸의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이 콘클라베라는 특별한 과정과 그 안에 담긴 깊은 의미를 떠올려보는 것은 어떨까요?

---

드라마 속 사약의 진실: 사약은 마셔도 바로 죽지 않는다?

드라마 속 사약의 진실: 사약은 마셔도 바로 죽지 않는다?

보험사가 망해 파산 또는 인수합병 될 경우 내 보험은 어떻게 될까?

보험사가 망해 파산 또는 인수합병 될 경우 내 보험은 어떻게 될까?